장독대하면 장독을 올려놓는 축대라고 표현할까요?
더러는 이름하여 장꽝이라 부르기도 하였지요.
엣날 우리 어머님들이 정한수 올려놓고 집안의 번창을 빌고 또 빌었던 신성한 장소였으며
동지팥죽을 끓여 반드시 장독대에 뿌리며 잡귀를 물리쳤고
고사떡을 올려놓는곳도 바로 장독대 였습니다.
반질반질 윤기나게 닦아놓은 대갓집 장독대를 보면서 그 집안의 부귀를 가늠해 보기도 합니다.
그 집안의 음식솜씨는 바로 장맛이라고 할만큼 우리네 장독은 일상과 밀접한 장소였지요.
내가 결혼한 이후 30여년동안 장독대가 없이 살았답니다.
거의 대부분이 아파트에서 살았기에 줄곧 친정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된장으로만 연명(?)하다가
어느 핸가 작심하고 된장을 손수 담가 아파트 베란다에 된장항아리를 두었지만
겨울에는 추위에 문을 모조리 닫아두어 통풍이 안되고
사선으로 들어오는 엷은 햇볕으로는 나날이 스는 곰팡이때문에
실상 먹은 양보다 퍼 내다버린 된장이 더 많았습니다.
봉양읍 미당리에 터를 잡고 전원주택을 지어
비로소 넓은 마당 한켠에 그리도 소원하던 것중의 한가지인 장독대를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장독대는 정지문으로 통하는 집 뒤란에 아녀자들이 쉬이 드나들수 있는 정갈한 장소로 정했지만
나는 유독 거실창문에서 바로 시선이 멈추는 곳
넓은 마당에 잔디를 깔고 그중에 가장 양지바르고 바람이 잘 통하는 한켠을 장독대 자리로 정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항아리들을 바라만 보아도 그간의 아쉬움에 한풀기라도 하듯 푸근하고 정겹습니다.
크고 작은 항아리에 햇장이며 1년,2년,3년묵은장,고추장...간장..
칠팔월 뙤약볕 아래 코끝을 맴도는 구수한 장 익는 냄새
여름내 키웠던 텃밭채소로 담근 장아찌들.. ...
장독대 주위의 잔디 사이사이로 채송화,봉숭아꽃도 기꺼이 맞아들여 한폭의 풍경화를 이루던...
눈이 쌓이면 쌓인대로 비가 내리면 빗줄기조차
장독대의 사계절 풍경이 모두 정겹기만 합니다.
처음엔 넓은바위를 잔디밭속으로 심고 그위에 잔자갈을 깔고 항아리를 올려놓으니
마당과 수평이 된 장독대입니다.
지난 휴일엔 그동안 계획했던 장독대 리모델링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수평으로 된 장독대의 높이를 20전정도 올리고 주위에 자연석을 심고
상판에 강돌로 채워주었습니다
무거운 자연석을 트럭에 손수 실고 온 초등교 동기의 살신성인(?) 보시와
마침 우리집에 내려와 있던 친정 큰동생의 봉사에 힘입어
결코 녹록치만은 않은 작업이 반나절의 수고로 새로운 장독대의 모습으로 거듭났습니다.
올망졸망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마치 대가족이 모여살기라도 하는듯이
머리를 맛대고 있는 모습이 여간 사랑스럽지가 않네요
어때요?
연송헌 장독대..
유년시절 장독대에서 숨바꼭질하던 추억 한자락씩 떠올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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