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벼르던 야외 아궁이 만들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전원주택이면 어느집에라도 하나쯤 걸려있는 무쇠가마솥은 아닐지라도
양은솥단지라도 올려놓고 친구,친지들이 여럿이 모이는 날이면
화력좋은 장작불에 푹 고운 삼계탕이라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
그러나 미장일은 아무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닐터...
미리 요모조모 필요한 부속품을 메모해서 하나씩 차근히 준비를 하고
드디어 광복절 휴일을 아궁이 제작의 D-day로 정했다.
가장 중요한 내화벽돌은 시댁 서방님의 신림별장 보수에 쓰고 남은
벽돌160장을 얻어와서 부스러기 한톨 남기지 않고 모두 알뜰하게 사용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거늘...
울집의 대대손손 문화재급 대역사(?)를 앞두고 새참이 없을 수는 없는일.
소면 잔치국수로 일꾼의 위장을 위로하는중...ㅋㅋ
속도 든든히 채웠으니 이젠 작업에 가속도를 내셔야죠?
아궁이는 처음 만들어보는 일인지라 화실의 구조를 나름 연구해본 옆지기님..
자천타천 '자연과학의 지존'이라 일컬으니만큼
과학적인 구조의 화실이라고 자화자찬이 도를 넘나드시는데....
땔감의 재를 내리기쉽고 화실로 바람이 들어가기 용이하게 만들어진 구조라고 ...
아궁이로부터 화실의 높이, 굴뚝의 위치와 구경 등등 요리조리 재어보고
수평계로 수평도 잡아보고...
가마솥은 관리가 쉽지 않기에 양은주물솥으로 강추.
42호솥은 구경이 420mm란 뜻이다.
화력이 골고루 잘 퍼져야 할낀데..
아무래도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시행착오가 생길것 같은 불길한 예감은 나만의 생각인지?
어설픈 첫 솜씨이지만 양은솥을 올려놓으니 제법 아궁이 자태가 나는듯...
오전 11시부터 시작한 아궁이 제작은 오후 5시가 설핏 넘어서야
대충 작업이 끝났다.
아직은 한낮의 뙤약볕이 기름솥처럼 맹렬한데
종일 서툰 솜씨로 벽돌쌓기를 하느라 넘 수고가 많았던 옆지기이다.
아궁이 내부모습
도면도 없이 설계도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본 아궁이
솥을 걸어놓고 보니 암튼 아궁이임엔 틀림없다.
시멘트가 단단히 여물어지는 그날이 오면...
넉넉한 양은솥에 중닭 대여섯마리를 앉치고 갖은 한약재와 대추 ,마늘을 넣고 푹 삶아
어화둥둥 지인들과 함께 나누어 볼지니....
제천지역 양계장의 암탉들이 벌써부터 경계모드 돌입했다나...어쨌대나...ㅎㅎ
믿거나,말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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