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
역시 |
일요일 출근 |
한 달째 일요일 출근이 되네요. |
쉬지 못하는 현실에 |
몸이 표현을 합니다. |
몸살로. |
그저께도
또 몸 져 누워야만 했습니다. |
이런 저런 할 일이 많은데… |
엎어진 김에 쉬어가는 말과 같이 |
몸살 져 누운 날이
쉬는 날로 되어 버렸습니다. |
미리 쉬면 몸살은 겪지 않을 것이냐는 |
나 자신에게 하는 반문은 |
이제 사치스런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
가는데 까지 가다가 |
쓰러지면 그 때 쉬는 것이라고… |
그러다가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기면 |
또 가 보고… |
일년에 한 번 아플까 말까 했었는데 |
이곳에선 4개월 동안 |
몇 번이나 일어나질 못하는 수준의 |
몸살이 �아 왔다 가곤 합니다. |
건강 하라는 인사말이 |
실로 중요한 말씀임을 실감합니다. |
여러분도 건강하세요 |
추석으로 되돌아 갑니다. |
영화 속에서 |
가깝거나
먼 추억을 회상하며 |
이야기가 시작되듯이… |
추석 |
베트남 생산매니져 미스터 빈(Mr.Vinh)이 |
사무실 직원을 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 |
오리요리를 준비 했답니다. |
처음으로
현지직원의 집에 방문하는 것이라 |
궁금도 하고 설레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
제가 매일 출퇴근 길 옆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동네에 |
한국의 일반 빌라촌 같은 동네입니다. |
집 마당에는 우물이 있네요 |
저의 어릴 적 큰집에도
마당 옆에 깊은 우물이 있어서 |
여름철 더울 때
풍덩풍덩 두레박을 흔들어서
철철 넘치도록 물을 담아 |
힘들게 힘들게 끌어 올려서 등 목을 하면 |
엄청나게 시원 했지요. |
몇 바가지 등에 끼어 얹으면 |
그야 말로 등 짝이 시쳇말로 얼음 짝이 되어서 |
한 동안 아주 시원함을 깊숙이 느끼곤 했습니다. |
그리고 |
귀하게 사 온 수박덩이를 |
우물에 담가 놓고 |
한 두 시간 뒤에 올려서 |
칼을 대면 쫘악하고 벌어지는 |
빨간 수박 살이 참으로 신기하고 먹음 직 스러웠습니다. |
이곳 우물은 깊이가 2m 정도로 아주 얕은 우물입니다. |
우물에서 퍼낸 물로 과일도 씻고 |
허드레 물로 요긴하게 씁니다. |
마당 한 켠에는 탁구대가 있습니다. |
직원들이 한 게임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게 웬일 입니까? |
1시간에 2만동(천원) 이라는 겁니다. |
벽에 종이를 붙여 놓은 것이 요금표랍니다. |
나중에 추정한 내용이지만 |
이 집에 방을 세를 많이 주고 있는데 |
탁구대를 주인집이 설치했으니 |
사용 시 요금을 내라 하는 것입니다. |
각박한 인심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
베트남의 문화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담장 밑 개 집의 |
점박이는 |
똥개는 아닌 듯하나 |
한 동안 짖어대더니 |
손님이구나 싶어서 인지 다소곳이 잠잠 합니다. |
가만히 둘러 보면 한국의 시골집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
곳곳이 비슷한 모습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
어릴 적 길렀던 우리집 멍멍이 |
이름은 "쫑" |
진돗개 처럼 귀가 쫑긋하고 영리하고 |
동네에서 왕초 이었고 |
강아지 부터 10여 년 이상을 나의 어릴 적 시절에 |
기억에 남아 있는 쫑의 모습이 이곳 베트남에서 다시 생각납니다. |
어느 날 |
개는 너무 오래 기르면 안 된다는 |
동네 아저씨들의 말씀 때문이었는지 |
쫑은 사라지고 |
대신 커다란 괘종 벽시계로 되 돌아 와 안방에 걸렸습니다. |
개 판 돈으로 땡땡 울리는 시계를 사면 좋다는 |
또 동네 입담 때문인지는 몰라도... |
오랜 세월 동안 안방에서 |
시간만 되면 쫑이 짓듯이 땡땡땡…. |
12시 정각에 횟수가 제일 많다는 전설? |
현관을 들어서니 바로 거실입니다. |
텔레비전이 있고 |
벽에 조개껍데기로 만든 풍경화 |
장롱 문짝을 떼어다 걸은 것은 분명 아닙니다. |
작품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이해합니다. |
살림살이는 아주 간출합니다. |
큰 아들이 열심히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계십니다. |
만화영화. |
아빠와 똑 같습니다. |
주방에 걸려 있는 옛 시절의 가족사진 |
어머니는 함께 모시고 살고 있고 |
아버님은 몇 해전에 돌아가셨답니다. |
오른쪽 서 있는 아들이 미스터 빈. |
앉아 있는 아들은 둘째 아들 |
둘째 아들은 미혼이고 운전기사가 직업이랍니다. |
드디어 요리가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
그런데… |
이게 웬 시추에이션 입니까? |
모~든 음식이 |
주방 방바닥에 널 부러져(?) 있는 거시 아니입니까아~ |
아~아 이 고오~ |
그냥 방바닥에 |
주욱 널어 놓고 |
먹는 것이 |
일반적인 가정집 식사 풍경이랍니다. |
식탁을 사용하는 가정은 |
아주 잘 사는 집뿐이라고… |
아무리 |
"얼흠위에 댓닢자리 깔아 님과 나와 어러주글 망뎡 이 밤 더디 새거라이 " |
라고 할 찌라도 |
주방 바닥에서 손님을 대접하는 문화(?)라~ |
그래도 조심스럽게 이해해야 합니다. |
이곳의 문화임으로… |
감사합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
요리를 소개하면 |
오리고기 삶은 것, 오리 약간 구운 것, 오리탕 |
죽순탕 |
그리고 종지에 담은 것은 오리피 |
오리피의 확대사진 |
오리피가 몸에 좋답니다. |
땅콩이랑, 마늘, 풋고추를 뿌려 놓았고 오리피는 엉킨 상태 입니다. |
그럭저럭 저는 먹을 만 합니다. |
다른 주재원은 못 먹고 난감해 합니다. |
저는 어릴 적 자라 피를 많이 먹어봤습니다. |
어릴 적 아들 놈 하나가 너무 약하다고 |
자라를 사다가 젓가락으로 약 올려서 주둥이로 물개 한 후 |
모가지를 식칼로 탁~ |
피를 받아 저에겐 먹이곤 했습니다. |
처음엔 무서워서 안 먹으려고 했는데 |
아버님께서 아주 무서운 얼굴로 호통을 치셔서 |
억지로 먹다 보니 |
다음 번에 아~ 또 먹는 구나 하고 적응이 된 듯 합니다. |
어릴 적 연약한 모습이 |
지금 이리도 건장(?)한 신체를 |
지니게 됨은 아버님의 특별 보양식 자라피 인 듯 합니다. |
감사합니다아. 아버님 |
주 요리인 오리고기 수육입니다. |
오리수육을 약간 구운 듯한 요리입니다.
오리육수에 죽순을 넣어 만든 탕입니다.
한국의 깻잎 역할을 하는 |
베트남 모든 식탁과 음식에 들어가는 향기 나는 풀(?)입니다. |
누군가는 냄새 나는 풀(?) 이라고도 합니다 |
전반적으로 한국인에게는 거부감이 있는 향입니다. |
베트남 고추 |
일명 땡초 입니다. |
아주 매운 편입니다. |
레몬 역할을 하는 동남아지역에서 흔히 즙을 짜서 |
음식과 곁들이곤 합니다. |
베트남 과일 |
이름은 아직 못 외웠습니다. |
맛은 밋밋하고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입니다. |
다음은 | ||
베트남은 추석 때 빵을 선물하고 | ||
한국의 송편 같은 역할을 하는 | ||
문(MOON)-케이크 입니다. | ||
추석 날에 달이 밝아서 문(MOON) 케이크이라고 하는 듯 합니다.
|
위의 문케�은 |
한국의 찹살떡 같은 맛입니다. |
속에는 만두 속 같이 여러 가지 음식재료가 들어 있고요 |
저 개인적으로는 아래 찹쌀떡 같은 케익이 더 맛있었습니다. |
소개 드리다 보니 |
음식을 두 번 먹은 듯한 포만감이 오네요 |
추석 날 |
소개 드린 바와 같이 잘 먹고 지냈으니 |
걱정하시지 마세요 |
먹어도 |
먹어도 |
배가 차지 않는 허전함이나 |
먹고 싶어도 |
먹질 못하는 |
허기짐이나 |
여러분의 추석은 어떠하셨나요 |
궂은 날씨와 |
교통체증으로 |
고향길이 |
고생길은 되지 않으셨기를… |
이른 추석 |
풍성한 추석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
이곳 베트남도 |
어느덧 가을이 |
창 밖 문턱까지 다가와 있습니다. |
온 산에 붉게 물들고 |
높디 높은 |
한국의 |
가을 하늘과 |
풍경이 그립습니다. |
2011년 9월 25일(일) |
한성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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