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편지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 029

ds3ckb 2011. 8. 7. 22:54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 029

 
과자처럼 보이는
약입니다.
포장상태가 과자입니다.
어릴 적 학교 앞 문방구 점에 있던 불량식품
 
지금 많이는 아니고
아픕니다.
한국의 감기몸살+화장실에 자주가는 현상
찬바람이 싫고
기침이 자주나고
가래도 생기고
찌푸듯하고
 
이곳의 풍토병은 아닌듯 하니 크게 걱정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3일을 버티다가
오늘 점심에 회사 베트남 직원에게 부탁하여
약을 지어왔습니다.
의사의 처방전도 필요없고
일요일도 관계없고
복용지침도 없이
그저 사진의 상태로
식사 후에 복용-끝-
한 봉지의 약이 많습니다.
먹고 한두시간 정도 지나니 기침이 줄어 들었습니다.
약 기운 대문인지 잠깐 졸기도 하고
세명 분의 약값이 20만동
2000 X 5 = 만원입니다.
(공 두개 빼고 5곱하기)
 
주재원 한명이 사나흘 전에 걸렸는데
이제는 모든 주재원이 똑같은 증세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총 4명이 동일증세로...
서로 뽀뽀를 하는 관계가 아닌데도
전염성이 강한 건지
면역성이 떨어진 건지
이것 또한 현지 적응과 면역성 확보를 위해서 치루워야 하는 일로
베트남 감기몸살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여름감기는 개도 안 앓는다는 한국속담과는 달리
이곳은 온도 편차가 너무 심하여
아침저녁과 점심의 온도차이가 많아 감기를 자주 앓는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늘 건강에 걱정하여 주셨는데
저 또한 늘 건강에 주의하고 있었는데도
홍역을 치르듯
한 번은 거쳐야 할 일도 생각합니다.
이 놈의 베트남 감기
한 번 붙어보자-
끙끙대고 앓는 것은 미련한 짓으로 판단하고
이곳 베트남 약을 먹기로 했습니다.
베트남어를 전공한 베트남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직원 한 명은
그래도 약을 먹지 않는군요.
베트남 약이 효과가 빠르긴 하다고 하면서도.
 
우리 어릴 적 시절에도
아파서 약을 한 번 지어 먹으면
뚝딱하고 나아야
다음에 그 약국에 또 가니
아마도 이곳도 약을 좀 쎄게 지어주나 봅니다.
약이 저렇게 많은 걸 보니...
 
부디
오늘 밤이 지나고
내일에는 뚝딱하고 일어나야만 합니다.
할 일이 태산과도 같으니.
하고 싶은 만큼 일을 하지 못하니
답답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사자의 아가리에
둘러쳐 있는 이빨을 몽창 뽑아서라도
이겨내야 할 일들이여
기다려라 한 판 붙자!
 
이제 일요일 근무를 마쳐야 할 시간입니다.
그래도
일요일 근무가 편지 한 통이라도 쓸 작은 여유가 있어
작은 행복을 느낍니다.
 
부디
여러분들도 감기 조심하세요.
 
2011년 8월 7일(일)
 
한성수 드림
070-7585-6909
84-429-7168
ss.han@e-during.co.kr

이 편지는 저를 잊지않으시고 늘 함께하여 주시는 소중한 여러분에게 보내드리는 편지입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여러분들께 동시에 편지를 전하여 드림을 양해하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