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편지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 028

ds3ckb 2011. 8. 7. 22:52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 028
오늘 실제로 마음은 편치 않지만
엄청나게 불편하지만 서도
일요일 근무에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잼 난 이야기만 하려 합니다.
7월의 마지막 토요일 날로 기억합니다만.
베트남의 시골내기가
베트남의 서울 하노이에 또 가볼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서울에 가본다는 건
마음 설레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중학교 수학여행 때
처음으로 서울에 갔습니다.
제일 처음 실망한 것은
서울시내버스의 모습을 보고
서울에는 시내버스가 엄청나게 으리으리 할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고
시골동네인 충청도 시내버스와
별반 차이가 없음에….
게다가 용돈 1만5천원 정도 되는 돈을 모조리 잃어 버리고
지내야 하는 수학여행은 실망감에 허탈감에 
즐거운 수학여행의 추억이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여관에 투숙했는데
단체 수학여행이어서 그런지
한방에 열명 정도 같이 자야 하고
화장실은 냄새가 진동하고
식사는 단촐 하고 초라하기 이을 데 없는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그 당시 시골아이였던 저에게는
서울은 설렘과 생소함을 가져다 준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의 서울은
아직도 저의 인생에
별반 영향 없이 큰 도시, 한국의 수도로만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로 돌아와서
이곳에서 같이 근무하는 한국주재원들의 열망인
하노이에서의 식사와
오늘 위로휴가를 떠나는 직원의 배웅과 곁들여
비가 엄청나게 내리는
고속도로 아닌 고속도로를 1시간반을 달려
하노이에 도착했습니다.
특별한 식사를 원하는 직원들이 희망장소는
북한식당에서의 저녁식사.
한국식당이나 북한식당이나 음식값은 매 일반이니
한번 가보자.
중국에서의 북한식당을 가본 경험으로는
냉면은 절대로 먹지 말자.
이유는 양념 맛이 너무도 틀려서 우리네 입맛에 절대로 맞지 않다는 겁니다.
사전 정보를 깔고
입장
첫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식당 내부의 백두산 천지(天池) 사진
 

동해 물과 백두산이….

조용히 애국가를 한번 부르고(실제로는 안 불렀습니다.)
자리를 잡으니
아주 늘씬한
아주 이쁘은
아주 저얼믄
아가씨가 서빙을 시작합니다.
분위기가 잠시 숙연해 집니다.
동료들이 잠시 예쁜 아가씨 때문에 얼었나(?) 봅니다.
특유의 북한 억양으로
주문을 받은 아가씨와 한두 마디 건네고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은 한국음식에 비해 별반 특별하지 않고 그저 비슷합네다아.
제가 말하기를 " 저는 북한사람 머리에 뿔이 난 줄 알고 있었시요~
군디 아가씨 동무는 머리에 뿔이 없구마~요"
아가씨 "다 한민족 한 동포아닙네까? 그거야 교육이 잘못 되었지 안�습니까?"
아가씨가 어떻게 이야기 하던
여자는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진리가 여기서도 통하는 듯 합니다.
혹여 못생긴 여자 분께는 죄송하지만
제가 아는 분들 중에는 못 생긴 여자분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한번 두 번 쳐다봐도 역시 예쁘게 생겼습니다.
남남북녀(南男北女)
역 쉬이 맞는 말입니다.
나이는 21세(죽여주는 나이입니다.)
평양시내에 대학 출신
거기에다가 검열과 교육을 받고 파견되어 나온(?) 인물인지라 역 쉬이~
동료 중에 총각이 딱 한 명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람 아주 뻑 갔습니다.
조금만 더 홀망하면 월북 가능성(?)
진짜로 뻐억 갔습니다.
잠시 후 북한식당의 고정코스 "공연"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아~.
우리들도 다 아는 노래가 밴드를 통해 공연이 시작됩니다.
우리식탁 담당 서비스 해주는 아가씨가 드럼을 칩니다.
자아~  이제 얼굴을 공개합니다.
 
북한노래, 한국노래
줄기차게 나옵니다.
조용하던 식당에 작은 소용돌이가 치며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제가 앉은 자리가 밴드무대 바로 앞이었습니다.
특별석인 셈이지요.
여기저기서 사진 찍고
이제 서서히
난리 아닌 난리가 조금씩 일어 나고 있습니다.
보오세요오
우리 직원의 모습을
뻐억간 얼굴에
사진 찍느라 허덕이는 노친네
그리고 뒤편에서는 서로 사진 찍겠다고…
밥이고 뭐고…
흥에 겨운 손님과
기분 좋게 치는 드럼녀(女)
우리(??) 아가씨라고…
아니 우리 테이블 담당 서빙 아가씨 라고요….
 
부채춤도 나오고
이건 아주 공연 판이지
음식점이 아닙니다 요
좌우지간
즐겁습니다.
오랜 만에…
조오타아
그리 잘 추는 부채춤은 아니지만
이곳 베트남 하노이에서
볼 수 있는 우리네 정서입니다.
비록 정치적으로 다른 체계에서
사는 사람들이지만.
머리에 분명히 뿔은 없습니다.
마지막 공연이 이어지고
우리 드럼녀는 열심히 두들기고
모처럼 한국분위기 북조선(?) 분위기에 식사를 마치고
기념사진 한 장 찍습니다.
드럼녀와 함께….
밥 한끼 먹은 이야기를
침소봉대하여
적는 이유는
말씀드릴 만한 행복한 이야기가
이러한 것들이 전부라는 걸
이곳 베트남을 사랑하기에는
아직도 많고도
험한 역경이
나를 움츠리게 할 정도로 많이들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외쳐봅니다.
굿 모닝 베트남
아이러브 베트남
이것이 저의 현재 생활이기 땜시롱….
2011년 8월 7일(일) 점심을 대충 마치고.
한성수 드림
070-7585-6909
84-904-297-168
sshan1234@gmail.com
이 편지는 저를 잊지 않으시고 늘 함께하여 주시는 소중한 여러분에게 보내드리는 편지입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여러분들께 동시에 편지를 전하여 드림을 양해하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