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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

ds3ckb 2015. 12. 15. 23:13

찔레꽃 - 임형주

 

 

울 엄마

 

                    혜송 / 룸비니 

 

준비된 이별도 아닌데 담담도 하시더니

울 엄마 두 눈 감길 때 눈물 젖어 있더라

혼신을 거두시며 귓전에 고이던 눈물

뼈마디 굳어지고 남았던 진액이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혈관이 솟는 울음

그것은 내 몫에 남겨진 후회였다
일찌감치 챙겨놓은 무색옷 입으시고

어디로 가셨는지 다시 못 본 울 엄마

저승길 멀다더니 꿈길마저 그리 먼 지

바람이 스쳐도 천지에 향기조차 없고

어쭙잖은 가슴으로 수없이 불러봐도

그리움 풋풋하던 영상마저 없다

옷 한 벌 태울 것도 변변치 못했는데

발길이 무거웠나 눈물에도 비치지 않네

보고 싶다 울 엄마. 그리움 붙잡아 보니

못생긴 울 엄마 주름만 한 움큼이다

 

 

울 엄마 향기 


                  혜송 / 류복희 

처음 내가 있었던 자리
울 엄마 태포 속 이었지요 

젖비린내 풍기던 향기를 더듬던

철 없던 시절에 밴댕이 소갈머리
피 말리며 애간장 뒤집어 놓던 기억이

저 멀리 사라져 잡히지도 않는데

힘 없는 내 머리카락 처진 눈 덮으니
쭈글쭈글 하던 울 엄마 얼굴 주름
꾸들꾸들 손등 껍질 잡히던 울 엄마 손
꾸물꾸물 한숨 잡던 울 엄마 걸음걸이
지금 내 온 몸이 그렇게 닮아 갑니다

처진 눈도 얼굴 주름도 손등도 걸음걸이도
울 엄마 계신 곳 어딘지 알 수 없어도
울엄마  향기따라 닮아가고 있습니다
울엄마 찾았을 때는 무심히 굴러간
자연 포태 속에서  함께 있겠지요

 

 

어미로 사는 것 

 

             혜송 / 류복희

 

열 달의 모진 고통 너는 울며 태어나도

엄마는 반가워서 춤추고 노래한다

아가야 어서 오라고 사랑으로 오라고

 

나 하나 너 하나에 온갖 정 뿌리 깊어

우매함 부리다가 스스로 묶인 발목

허물만 그늘로 남아 무정한 들 어쩌랴

 

자식 정 깊은 눈물 어미로 사는 것은

천만근 등짐으로 등골이 휘어져도 

어미는 괞찮다 하고 참아가는 것이다 ,

 

지쳐서 울고 넘는 가슴 속 이 모짐은

영원한 숨소리라 죽음 끝이 될지라도

피와 살 썩어 녹이며 사랑하는 것이다

 

 

엄마라는 이유

 

                  혜송 / 류복희 

하늘 아래 태어나

땅을 딛고 일어나는 모든 생명 중에

엄마라는 이유보다 잔인한

인간의 고통이 있을까

엄마라는 이유보다 위대한 벌이 있을까

여자로 태어나 자식을 갖인 이름

엄마 엄마 우리 엄마! 

아무리 불러도 지치지 않는 이름

아무리 불러도 딿지 않는 이름

이 세상에서 가장 거룩하게

지쳐가며 가장 질긴 생명력을 갖춘

엄마들은 모두가 아파야 하고

피가 말라 간이 쪼그라 들어야 하고

심장 박동은 시도 때도 없이

쿵쾅거리다가 내려 앉기를

수 천만 번이 부족해야 하는 것이

단 한 가지 이유 엄마라는 것이다

그러나 엄마는 세상에서 사라져도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내 목숨의 탯줄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