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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 . . . . 이해인

ds3ckb 2010. 10. 30. 05:36


가을엔 지는 노을을 바라보듯이

그렇게 조심스런 눈빛으로 매일을 살아갑니다


당신과의 만남은 저 노을처럼 짧게 스쳐가는 황홀한 순간과
보다 더 긴 아타까움의 순간들을 남겨 놓고 떠납니다


그러나 오십시오
아름다운 당신은 오늘도 저 노을처럼 오십시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삶을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믿음과 지혜를 이 가을엔 꼭 찾아 얻게 하소서


꽃이 죽어서 키워낸 열매
당신이 죽어서 살려낸 나
가을엔 이것만 생각해도 넉넉합니다

 

 


늦가을, 산 위에 떨어지는 나뭇잎들을 바라봅니다
깊이 사랑할 수록 죽음 또한 아름다운 것이라고


노래하며 사라지는 무희들의 마지막 공연을 보듯이
조금은 서운한 마음으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봅니다


매일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지켜 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