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불망 기다리던 비님이 어제 오후부터 시나브로 오신다.
오래 소식없던 봄비
저벅걸음으로 오시는 날
울집 정원수가 두팔벌려 기지개를켜고
꽃망울을 머금은채 목말라하던 수많은 꽃들이 술렁거린다.
누렇게 말라가던 잔디가
벌컥벌컥 물 마시는 모양새가 이리도 보기에 좋을 수가....
달디 단 빗소리에
가뜩이나 옅은 내 잠을 몽땅 빼았겼어도
어찌 아니 반가울손가...
새벽 사위가 밝아질 즈음까지 기다리는것이 지루하다.
밖에나가 끊어질듯 이어지는 빗줄기를 온몸으로 마중한다
옷이 좀 젖으면 어떠랴...
메말라 버석이던 내마음까지 촉촉하게 적셔줄 수 있다면...
금석과도 같이 귀하신 봄비님...
이왕에 오실라거등 한 사나흘쯤 내리 다가오소서...
흙먼지 폴폴 날리는 이 세상 제대로 적셔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