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암 (鳳頂庵)가는길은 순례자의 길.
새벽산행을 같이하는 지인 여섯명으로 구성되어
봉정암과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기로 한 순례팀은
10월 22일 새벽 5시에 제천을 출발하여
토요일:
백담사→영시암→오세암 →봉정암→ 소청대피소→중청대피소→대청봉→
중청대피소→소청대피소→봉정암
일요일:
봉정암 →소청대피소→ 중청대피소→ 한계령휴게소
일박이일동안 총 26Km를 걷는 강행군을 하였다.
토요일 출발엔 쾌청한 가을 날씨에 백담사에서 출발하여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울긋불긋 단풍잎 바라보는맘
너무 행복했다.
따스한 가을 햇살이 참 좋다.
맑고 파란 하늘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살아가고있음에 감사함이 우러나오는듯...
눈길 닿는곳마다 가을향이 듬뿍 담겨있었다.
자연과 함께하면 잠시라도
모든 것을 잊을 수가 있을것 같다.
저 산은..
저 나무는..
저 낙엽은..
저 하늘은..
저 구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봉정암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멀리 보이는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운치를 더 한다.
맑고 깨끗한 계곡에 흐르는 물은
무심 법문처럼 느껴진다.
오염이 안 된 맑은 물은 그냥 마셔도 좋을만큼 청량한 자연 음료이다.
길 옆으로 길게 늘어진 나무가지에
살짝 가려진,
멀리 보이는 하이얀 운무는
한 폭의 산수화이다.
그대로 흰 도화지에 풍경을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멋진 경치를 보고 있으려니 마치 선계로 다가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봉정암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멀다
가파른 계단길과 철봉에 온몸을 의지한채
한걸음씩 앞을 향해 나아가기란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거의 6시간만에 도착한 봉정암
오늘이 바로 부처님사리탑이
바라보이는 법당을 증축하고
낙성식이 있는 날이라 하니
이 무슨 귀한 인연인가!!!
법당에는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중생들은 소망이 그토록 많을까,
그 많은 소망을 부처님은 말없이 듣고 계신다.
봉정암 위에 서 계신 부처님은
유정무정 설법을 하신다.
들리는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보지만
스쳐가는 바람소리만 들릴 뿐...
법당에서 108배의 예를 올린 후
날이 어두워지기전에 돌아올 수 있도록 대청봉 등반을 서둘렀다.
대청봉엔 오래 머물 수 없을 정도로
거센바람과 온산을 휘감는 운무가
하산을 재촉한다.
일행들과 인증사진을 찍기가 무섭게
바로 봉정암으로 돌아오는 발길이 바쁘다.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랑비는 밤새도록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이튿날 하산길 내내 가랑비가 되어
발길을 더디게한다.
하산길은 한계령코스로 내려오는데
그길이 등산객들에게
그리 인기가 없는 이유를
직접 산행을 하면서
비로소 온몸으로 느꼈다.
긴 산행길이 거의 바위로 이어진 난코스이다.
이번 산행에 엄지발톱이 새까맣게 피멍이 든 상처뿐인 영광이 남았다.
안개속을 내리는 가랑비를 맞으면서
7시간 고행끝에서야
비로소 한계령 휴게소가 운무속에 어슴푸레 보였다.
장장 26Km의 강행군이었지만
꼭 한반 가보고 싶었던 봉정암을
내생애 다녀왔다는 뿌듯한 자부심으로
오늘밤엔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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