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사 도자기는 제작과정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라고 한다.
가마 불의 분위기에 따라서 요변(窯變)이 심하기 때문이다.
우연성은 진사의 특성 중 하나다.
도자기를 구울 때 가마 속의 변화로 도자기의 색깔이나 모양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
진사는 그래서 도예인 사이에서 ‘신의 영역’이라 불린다.
가마에서 작품을 끄집어내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다.
그만큼 손실도 많다.
안 그래도 장작 가마가 가스 가마보다 손실이 많은 편인데
가마의 불을 끄고 이틀이 지난 후 꺼내보면 ‘잘 나온 도자기’는 절반이 채 안 된다.
진사가 븕은색을 띄는 건 진사 안료의 주성분인 동(銅)의 환원작용 때문이다
가마에 놓는 위치와 불온도에 따라 진한 자색을 띠기도 하고 또는 초록색을 띄는것도 있다.
백자와 청자도 어렵지만 진사는 현재 국내 도예가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영역 중 하나다.
특유의 붉은색을 띄어 전용 가마를 사용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고난도의 작업을 요해 국내 진사 전문 도공은 그리 많지 않다
사진은 안동 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조무현 도예가의
네번째 전시회장을 방문하여 구입한 진사 도자기 찻잔과 합이다.
오랜시간 어두운 그릇장 아랫칸에 모셔두었다가
처음으로 햇볕을 쏘였다.
찻잔이라고 하지만 지름이 무려 13cm나 되어
스프볼이나 밥공기로도 무난할듯 하다.
그동안 우리것보다 외국 명품 도자기에만 홀릭되어
정작 우리것은 홀대를 한것은 아니었는지 편안함이 묻어나는 우리 도자기에 외려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