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 오계를 가르쳐 준 원광법사
원광법사는 어렸을 때부터 글읽기를 좋아하여, 유교와 도교의 글을
널리 섭렵하고, 제자백가에 이르기까지 모두 통달하였다.
나이가 스물다섯살에 이르러 진(陳)나라로 유학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불법에 귀의 하고 출가하여 법명을 원광이라 하였다.
"세사의 학문이라는 것이 그 이치가 신령한 정도까지 이른다 할지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견주면 썩은 지푸라기와 같다."
이렇게 해서 출가한 원광은 부처님의 경전을 두루 배워서 막힘이 없었다.
스님이 중국에서 대승경전을 강의하여 많은 사람들을 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신라에까지 전해지자, 신라의 진평왕은 수나라 황제에게
사신을 보내어 스님의 귀국을 청하였다.
원광법사가 몇십년 만에 신라로 돌아오자, 왕은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이 그를 성인이라 공경하였다. 그때에 모량부에 사는
귀산이라는 화랑은 한 동네에 사는 취항과 서로 친구가 되어 항상
어진이를 찾으며 도를 배울 것을 원하였다. "우리들이 선비, 군자들과 함께
교제를 하려면 먼저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근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욕을 당함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니 어찌 어진이를 찾아 도를 묻지 않겠는가?"
귀산과 취향은 가슬갑(지금의 운문사)이라는 절로 원광법사를 찾아갔다.
"저희들은 세속에 살면서 몹시 어리석어 아는 바가 없습니다.
바라건대 평생 교훈으로 삼을 말씀을 알려주소서."
"불교에서 보살계가 있어 크게 열가지이지만, 그대들은 남의 신하가 되고
아들이 된 몸으로 능히 지키지 못할 것이다. 이제 세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다섯가지의 계를 전할 터이니 잘듣고 행하라."
원광법사는 이렇게 말하고는 이어서 다섯가지의 계를 일러 주었다.
"첫째는 사군이충(事君以忠)이니 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길 것이며,
둘째는 사친이효(事親以孝)이니 효로써 부모님을 받들며,
셋째는 교우이신(交友以信)이니 믿음으로 벗을 사귀며,
네째는 임전무퇴(臨戰無退)이니 전쟁에서 물러서지 말 것이며,
다섯째는 살생유택(殺生有擇)이니 살아 있는 목숨을 함부로
이지 말고 가려서 하라."
계(戒)는 무릇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규범이다.
원광법사가 이렇게 계의 근본정신을 그 시대와 사회에 가장 알맞은
모습으로 정리하여 전하니, 이를 세속오계 또는 화랑오계라고 한다.
귀산과 취향은 다른 것은 흔히 들어온 이야기이므로 쉽게 이해하였으나,
다섯번째의 '살생유택'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불살생의 가르침은 불교에서
으뜸가는 계율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이미 들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섯번째 계의 뜻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원광법사는 살생에 있어 때를 가리는 경우와
대상을 가리는 경우, 이 두가지를 설명하였다.
"육재일(음8,14,15,23,29,30; 사천왕이 천하를 순행하며 사람의 선악을 살펴
제석천에 보고하는 날)에는 살생하지 않는 시기를 가리는 것이요,
작은 목숨이라도 함부로 죽이지 않는 것이니, 이는 대상을 가리는 것이다.
또한 죽일 경우라 할지라도 쓸 만큼만 죽이고 함부로 많이 죽이지 말라는 것이니, 이것이 곧 세속에서 지켜야 할 올바른 길이다."
"지금부터 이 다섯계율을 어김없이 지키고 실천하겠습니다."
두 청년은 기쁜 마음으로 공손히 절하고 물러갔다. 이 후에 두 사람은
전쟁터에 나아가 나라에 큰 공을 세웠다
.
이 세속오계는 귀산과 취향뿐만이 아니라 신라의 모든 청년의 생활 규범,
또 화랑도의 근본사상이 되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찬란한
문화를 창조하는데 지주가 되었다.
이렇게 온 백성의 공경을 한 몸에 받던 원광법사는 640년 아흔 아홉의
나이로 황룡사에서 편안히 앉아 열반에 들었다. 그때 하늘에서 음악소리가
들려 왔으며, 이상한 향기가 절안에 가득하여 나라에서는
임금의 장례를 치르듯 모셨다고 한다.
ㅡ불교 교학 부분 요약 발췌 룸비니 옮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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