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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빗나간 '1억 연봉'의 꿈

ds3ckb 2011. 3. 23. 09:18

빗나간 '1억 연봉'의 꿈

조선비즈 | 김덕한 기자 | 입력 2011.03.23 03:08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부산

 




롯데백화점이 판매 실적이 좋은 직원에게 1억원의 연봉을 주겠다며 야심 차게 기획한 '1억 CMD(선임상품기획자)' 프로그램이 논란을 낳고 있다. 올해 수상자 중 한 명이 입점 업체들에 상품을 떠넘겨 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CMD란 잘 팔릴 만한 상품을 발굴해 백화점에 입점시키도록 기획하고 결정하는 직종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실적이 우수한 CMD를 선발해 연봉 1억원을 주는 '1억 CMD' 제도를 도입했다. 대부분 과장급인 CMD들의 연봉은 5500만원 내외이기 때문에 선발되면 4500만원 정도의 성과급을 받는 셈이다.

그런데 '1억 연봉'의 꿈이 화를 불렀다. 한 CMD가 자신이 기획해서 입점시킨 상품이 "100% 판매됐다"고 보고했다. 이른바 '100% 완전 판매 신화'를 만든 것이다. 다양한 스타일과 사이즈의 제품이 하나도 남지 않고 다 팔리는 '100% 완판'은 백화점업계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롯데백화점의 사보 '샤롯데' 3월호도 이 CMD를 소개하며 칭송했다. 그는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1억 CMD'에 선발됐다.

하지만 그의 '100% 완판'에는 비결(?)이 있었다. 입점 업체는 사실 팔다 남은 물량이 많았으나, 그 CMD의 압력 때문에 전부 자신들이 되사는 식으로 떠안았다. 자신들의 제품에 수수료와 부가세까지 붙여서 되산 것이다. 이후 롯데백화점이 그 CMD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자 참지 못한 한 협력업체 직원이 백화점 감사팀에 이 사실을 제보했다.

롯데백화점은 뒤늦게 내부감사를 벌여 이 CMD에 대해 시상하지 않고,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한 경쟁 유통업체 임원은 "이런 행태 때문에 백화점들이 협력업체에 군림한다고 욕을 먹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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