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께서 2011년 2월11일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담도암수술을 하셨습니다.
주치의 선생님이 예상하신 5-6시간 소요될거라는 수술은
아침8시반부터 저녁7시반까지 무려 11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습니다.
수술실 밖에서 대기하고있는 가족들 모두 하루종일 끼니도 거르며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피가 마르고 애가 타는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국 저녁 7시반에 수술을 마친 엄니는 아직 마취에서 깨어나시지 않은채 중환자실로 바로 옮겨졌습니다.
수술직후엔 상태가 위중하셔서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으시며
1일2회 30분간의 면회시간에 잠시 뵙는 엄니께서 극심한 고통에 괴로워하셔도
조금만 더 견디어 주세요 라는 말밖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자신이 너무 가슴 에이도록 슬펐습니다.
세상 어느곳이나.. 누구에게나 ..
생로병사는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과정이란것을 차가운 이성으로는 이해되지만
엄니를 향한 지금의 내 뜨거운 가슴으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중환자실에 혼자 계실수 밖에 없는 엄마는 수술후 고통도 극심하려니와
가족이 없는 상태에서 심리상태가 극히 불안하셔서
감염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무리를 해서 오늘 일반병실로 옮겨모셨습니다.
자녀들이 곁에 있는 순간부터는 통증도 잘 참아내시고 편안한 모습으로 잠드신걸보면
중환자실에 홀로 계시는 동안 얼마나 외롭고 두려우셨을까..
내일부터는 휠체어를 타고 가벼운 산책을 하셔도 좋을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게 병세가 호전되시는걸보면
현대의술보다도 더 중요한건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군요.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게 해주는것은 마약성진통제가 아닌 가족의 사랑이라는것을 깊이 체험하였습니다.
수술하기전 막힌 담도로 인해 담즙을 걸러내는 관을 코에 삽입하고 계신 모습.
이때까지만해도 수술하기전날 이어서 무척 씩씩하셨던 엄마십니다.
깊게 패인 주름살이 살아온 날의 이력을 보여주시는듯 합니다.
그래도 내겐 이세상에서 제일 이쁜 울 엄마...
폐활량이 너무 약하시다며 풍선부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주문하는 의사의 지시대로
풍선불기를 많이 하셨는데 자녀들이 엄마의 쾌유를 기원하는 글씨를 써 놓았어요.
풍선은 파티장에서나 있는줄 알았는데
병실에서 색색의 풍선을 매달아놓은 아이러니도 연출.
막내딸인 미숙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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