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하필이면'의 이중적 의미를 생각하니 내가 지고 가는 인생의 짐이 남의 짐보다 무겁다고 아우성쳤던 좁은 소견이 새삼 부끄럽다.
창문을 여니 우리 학생들이랑 일산 호수공원네 놀러 가기로 한 오늘,
'하필이면' 날씨가 유난히 청명하고 따뜻하다.
삼치
세분야의 백치 즉. 방향치,기계치,숫자를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본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수치이다.
삼치이외에도 나는 심각한 건망증 증세로 무엇이든 잘 잊거나 잃어버려 깨어있는 시간의 3분의 1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는데 소비한다. 오늘만 해도 중요한 전화를 받을 일이 있어 학교에 휴대폰을 가져간다는 것이 무심코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는 텔레비젼 리모컨을 핸드백에 넣고 가는 바람에 하루 종일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렸다.
일상 속의 나는 간깐하고 엄격한 선생님. 논리적으로 분석하기 좋아하는 원칙론자, 감상을 배제하고 효율성을 따져 이성적으로 결정하는 기능주의자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완벽주의자, 다른 사람의 감정에 무감각한 실리주의자, 속전속결의 현실주의자, 무슨 말이든 삐딱하게 받아들이는 회의론자이다.
또 다른 나의 모습은 ...그것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을 정도로 마음 여리고 다른 사람들의 역경을 안타까워하며
잠을 설치고 부끄럼을 잘타고 누가 무슨 말을 하든 문자 그대로 믿는 순진무구함 게다가 구제불능의 낭만주의자,이상주의자, 감상주의자,실수투성이에 후회덩어리... 그것도 분명 나다. 그러나 어느쪽이 진짜 나인지 나도 단정짓기 힘들다.
가면
나한테 속지 마세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이 나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나는 몇천개의 가면을 쓰고 그 가면들을 벗기를 두려워 한답니다.
무엇무엇하는 '척'하는것이 바로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죠.
그렇지만 내게 속지 마세요.
나의 겉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무서울 게 없지만 그뒤에 진짜 내가 잇습니다.
방황하고 ,놀라고,그리고 외로운...
그러나 나는 이것을 숨깁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인니다.
나는 나의 단점이 드러날까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것을 말할 수는 없어요.
어떻게 감히 당신께 말할 수 잇겟어요.
나는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받아주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무시하고 비웃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비웃는다면 나는 아마 죽고 싶을 겁니다.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게 밝혀지고 그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할까봐 겁이 납니다.
가면뒤에 숨어있는 것이 싫습니다.
나는 순수하고 진짜 내가 되고 싶습니다.
당신이 나를 도와 줘야 합니다.
내가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당신은 내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합니다.
당신만이 내가쓰고 잇는 가면을 벗어 던질 수 잇습니다. 당신이야말로 내 속의 진짜 나를 다시 살릴 수 잇습니다.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아 주셧으면 합니다.
나는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바로 당신입니다.
연애편지
나는 밤낮으로 당신을 생각합니다.
거리를 걸으면 사람들 사이에서 당신 모습이 보입니다.
책을 읽을 때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당신의 얼굴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어젯밤 전화 했지만 당신은 집에 없었습니다.
사흘이나 당신의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이틀이 지나도록 당신의 달콤한 목소리를 듣지 못햇습니다.
이제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렵습니다.
내 가슴속에 고통을 느낍니다.
단 하룻밤도 당신을 포옹하지 않고 잠든 적이 없습니다.
무엇이든 느린것을 못참는 요즘 학생들은 이살한 암호같은 문자 멧세지로 휴대폰의 작은 스크린에 사랑을 표시하지만 그 큰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 옹색한 공간에 담을 수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사랑과 같이 순수하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감정을 표현하는데 복잡하고 딱딱한 기계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누가 말했듯이 '손은 마음의 대행자'직접 펜을 들고 정성들여 쓰고 다시 쓰고 봉해서 그의 손에 직접 전해주는... 그러나 이런 과정은 사실 번거롭고 복잡하다. 요즘처럼 빛의 속도로 돌아가는 통신시대에 이 방법은 좀 바보스럽게 느껴진다.
피천득씨는 새색시가 시집와서 김장 서른번 담그면 할머니가 된다고 하더니...주름진 얼굴은 지혜의 상징이요 존재의 이해조건이라고 결론 짓는다.
'파괴됭지언정 패배하지 않는 '불패의 정신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숭고하다.
너무나 아름다워 실눈뜨고 아껴봐야 하는 이 세상, 하긴 하느님도 삼라만상를 창조하시고 나서 '보시기에' 참 좋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는가.슬그머니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가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오늘..문득 생각나는 말이다.
못 줄 이유
'줄 이유'를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잇엇는데도 거의 조건반사적으로'못 줄 이유'를 찾은것은 아마도 이제껏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다져 온 나의 마음가지 탓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미워할때 그를 '용서해야 할 이유'보다는 '용서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고 '사랑해야 할 이유'보다 '사랑하지 못항 이유'를 먼저 찾지는 않앗는지...
옅은 안개가 낀 보랏빛이 감도는 하늘에 부드러운 연녹색 바다,멀리 보이는 등대 하나,작은 점처럼 보이는 배들,바다 가장자리에 두른 흰색 레이스 같은 파도...
단지 특별히 잘하는것이 없어서 특별히 못하지 않는 영문학을 택했을뿐이다.
나는 보통밖에 안되는 것의 챔피언이다. (I'm the champion of mediocrity)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유언
에밀리 디킨슨~지금 들어가야 겠다. 안개가 피어 오르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죽기전에 하는님과 화해해라....내가 언제 하는님과 싸웠는데?
괴테~ 좀더 빛을
하트 크레인~ 잘있거라,모든 사람들아
내가 하는말~ 수고해라,나 간다.
이렇게 죽기 싫은데 유언은 무슨 유언
이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한마디고 뭐고 평소에 하는 말이나 잘하고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