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그릇에 관한 고찰
그릇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유약을 바르지 않는 연질 자기와 유약을 발라 고온의 불에 구워내는 경질 자기로 구분이 되지요
쉽게 말하면 빗살무늬 토기처럼 흙으로만 빚어진 그릇이 무르니까 연질이고, 흙으로 모양을 빚은 후 800도시 정도에서 초벌구이를 한 후 문양 등을 넣고 유약을 바른 후 1300도의 고온에서 구워낸 부딪히면 쇳소리가 나는 단단한 자기를 경질자기라고 하겠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보면서 군침을 흘리는 대부분의 자기들이 경질자기인데 1700년 경에는 이것을 만드는 기술이 유럽에는 없었고 겨우 중국과 한국 뿐이어서 당시에는 오늘날의 반도체나 항공기처럼 아주 아주 귀한 최고급 기술이었다는 거죠.
도자기의 탄생지는 중국이고 중국에서도 한나라 시대에 들어서면서 부터 유약을 바르지 않는 연질 도자기가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했고, 그 후 명나라부터 원나라에 걸처 채색 도자기가 나타나 발전하다가 중국역사에서 가장 융성한 문화를 꽃피웠던 당나라 때 그 유명한 당삼채가 나타나 채색자기의 절정을 이루게 되었죠.
녹색과 황갈색과 남색의 유약을 개발해 도자기에 발라 발색을 시키는 이런류의 도자기를 채화자기라고 하는데 이 채화자기는 명나라에 이르러 적. 흑. 녹. 황. 청색 등 오채도자기로 꽃을 피우게 되지요.
이 도자기들의 발색이 너무나 아름다워 오채라는 말은 5가지 색이라기 보다는 화려하다는 뜻으로 통용이 되고 있기도 하고요
그 후 원나라 때 들어서 적.녹.황색 등을 800도에서 구운 다음 표면에 그림을 그려넣고 다시 1300 도로 구운 뒤 800도로 한 번 더 구워서 마무리 하는 이도요라는 기법이 탄생하게 되어 도자기의 품질을 극상으로 끌어 올릴 수 있게 된거죠.
또한 이 때부터 도자기 표면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기법인 상감(Inlaying)기법과 조금(Chasing)기법이 나타나 도자기 제조법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된겁니다.
아시다 시피 상감은 도자기 표면에 흠을 파고 그 속에 다른 색의 흙이나 물질을 채워 넣는 기법이고, 조금이란 금속에 양각을 하던 은 세공기술을 차용해서 도자기 표면에 돋을새김으로 문양을 내는 기법을 말하는 거죠.
이러한 중국의 도자기는 당시에 활발하게 교류가 이루어졌던 비단길을 따라 유럽으로 유입되게 되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연질자기 밖에 없었던 유럽에서 정말 어마어마한 충격적인 신기술로 받아들여지게 된거죠.
사실 이 도자기를 사느라 돈이 부족해진 유럽이 나중에 중국으로 마약을 들여와 팔아서 중국사람을 중독시켜 돈을 빼가니까 이를 막기 위해 다투다 아편전쟁이 일어났으나 중남미를 정복해 무장한 유럽 특히 대항해시대의 왕좌였던 영국에 패해 엄청난 전쟁 배상금을 물어주고 홍콩과 마카오 등을 무료로 조차해주는 치욕을 당하게 되었죠.
왜란 때 겨우 대나무로 만든 그릇에 미소시루를 먹던 왜나라 사람들이 조선의 백자로 만듯 그릇을 보는 순간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이것이 돈이다 싶으니까 숙련된 조선의 도공들을 보이는 대로 잡아가서 조선에는 도공의 씨가 말라 자기 만드는 장인들의 전승이 쇠퇴하게 된거지요.
하여튼 중국의 광택이 반짝 반짝 나는 도자기를 처음본 유럽인들 그 중에서도 돈 많고 과시하기를 업으로 삼고사는 왕실에서는 자신들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중국의 경질자기를 구입해 사용하는데 당시에는 물량이 달려서 부르는게 값이라 왕실 마져도 돈부담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진거죠.
그러면 어떻게 해아겠지요?
아는 학생?
그래서 당시에 독일에서 왕실을 위해 일하던 연금술사들에게 중국 도자기와 똑같은 자기를 만들라는 부탁을 받고 보거트라는 연금술사가 온갖 물질을 혼합해서 드디어 검은색이지만 부딪혔을 때 쨍!하고 소리가 나는 흑색 도자기를 처음으로 만들어 냈는데 이것을 일컬어 포셀린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당시의 유럽의 상류층들은 중국을 따라하는 것이 요즘으로 말하면 한류처럼 유럽 전역을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은 거죠.
그래서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입은 사람들이 그때 당시에 제작된 도자기나 그림에 많이 등장하게 되었답니다.
독일의 마이센에서 검은색 포슬린을 최초로 제작하는데 성공한 보거트는 그 후 중국식 백자를 만들기 위해 좋은 흙을 찾아 전국을 떠돌다가 드디어 마우레아라는 지역에서 꿈에도 그리던 백색 점토를 찾아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점토를 채취해다 섞어 투명한 우윳빛을 띤 유럽 최초의 완벽한 백색자기를 만들어 낸거죠
독일에서 완벽한 백자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유럽의 왕실에서도 서로 앞장서서 연금술사들을 시켜 백색 자기를 만들도록 지원을 해주게 되어 유럽 본토에서의 도자기 산업은 왕실의 지원을 등에 엎고 발달하게 된거죠.
그 후 덴마크 왕실의 지원을 받는 코펜하겐에서 독일 마이센의 기술자를 스카웃해다 백색포슬린을 만들도록 하게 되는데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마이센의 블루와 코페니의 블루를 보면 매우 닮았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바로 코페니가 마이센의 기술과 문양을 모방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것이지요.
그러나 코펜하겐에서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그들만의 독특한 새깔인 블루 플르티드를 만들어 내게 되죠.
이 코페니의 블루 플루티드에 대해서는 다음에 누군가가 포스팅 하시게 되면 그 때 또 애기 하기로 하죠.
코페니에서 개발한 독특한 유약은 매우 세련되고 정교하면서 반짝거리는 코페니만의 블루를 창조해낸 거죠.
그 결과 덴마크왕실에서 코펜하겐에 왕실이 인정한다는 의미로 로얄을 붙일 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었죠.그래서 오늘날 코페니의 이름이 로얄 코펜하겐으로 불리워지게 된거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대륙에서는 마이센과 로얄 코펜하겐이 명품 도자기로서 명성을 떨치게 된거죠.
반면에 섬나라인 영국에서는 일찍 산업혁명이 일어나 도자기 산업역시 왕실이 아닌 민간을 중심으로 첼시.리버풀 등 등 나라 안 도처에서 수 많은 도자기 회사가 생겨나 서로 경쟁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웨지우드에서 도자기에 문양을 새기지 않고 그림으로 찍어내는 트랜스퍼 프린팅 기법을 개발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매우 싼가격의 도자기를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할 수있게해 도자기의 대중화를 이끌게 되었지요.
그 후 웨지우드는 영국왕 조지 삼세의 왕비였던 샤를로테 조피에게 부탁을 받아 크림색 찻잔세트를 만들어서 납품을 했는데 이를 본 황후가 감탄한 나머지 여왕의 자기라는 호칭을 쓸 수 있도록 허락을 해줘서 그때부터 퀸즈 웨어 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거죠.
러시아의 황후 엘리자베스에 의해 페테르 부르그에 세워져 황실에 납품하는 도자기를 만들었던 로마노소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얇고 단단한 본 차이나인 임페리얼 포슬린을 만들어 낸 곳이죠.
아참 본 차이나란 소뼈를 갈아 만든 분말을 카올린(고령토와 유사)과 섞어서 만들어 마치 투명에 가까운 강한 특성을 가진 백색 포슬린을 말합니다.
이 기술은 영국에서 발달한 것이지요.
본은 글자 그대로 뼈를 의미하고 차이나란 당시에 유럽인들이 가장동경했던 문화가 중국이었기 때문에 가장 훌륭한 명품을 차이나라고 부른 것이죠.
다시 로마노소프는 백프로 수작업을 고수하기 때문에 다른 찍어내는 도자기에 비해 외형적인 마무리가 약간 미흡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똑같은 문양이라도 핸드메이드만의 특징인 붓의 터치가 달라지는 진짜배기 멋이 있지요.
그리고 진짜 중요한 팁 하나 드리면 로마노소프에 둘러진 금테는 진짜 24K 순금을 쓴답니다. 이 대목에서 와우! 하고 환호성이 나와야 강의 할 맛이 나는데.?
환호성 한번씩 질러 보세요!
저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로마노소프는 본차이나여서 가볍기 때문에 멋과 더불어 사용하기도 편리한 진정한 명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헝거리 도자기만 말씀드리고 오늘은 마치도록 하지요.
헝거리 도자기로 유명한 것은 모두 잘 아시다시피 헤렌드가 있지요.
이 헤렌드는 만드는 방법이 독특합니다.
작고 날카로운 칼을 사용해서 도자기 표면을 매우 섬세하게 오려내서 모양을 만드는 투각법과 함께 점토를 실처럼 가늘게 뽑아내서 미리 만들어 놓은 틀 위에 붙여가며 아래에서 위로 말아올려가면서 도자기 형태를 만들어 가는 망 세공법을 사용한답니다
빌모스 즈솔나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아르느보의 대표적인 도자기.
아이보리 색상의 유약
처리와 환상적인 발색을 특징으로 하는 즈솔나이가 헝거리 도자기라는 것을 끝으로 모두 마침니다.
이렇게 소개된 제 포스팅 오래된거 찾아보시면 거기 즈솔나이 이야기도 조금 나옵니다.
헤렌드가 꽃이나 나비 등을 매우 사실적이고 화려하게 그려내는데 반해
초기의 즈솔나이 작품은 그들이 개발한 독특한 유약을 사용해 빛의 반사각도에 따라 여러가지 느낌으로 변하도록 하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이센.로얄 코펜하겐.웨지우드를 유럽 3 대 명품 도자기라고 부르는데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