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울 엄니..

ds3ckb 2015. 9. 26. 15:39
청운님들..
추석준비에 다들 바쁘시지요?
저는 며칠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 새벽 1시경
저희집에 머물고 계신 친정엄니께서 주무시다가 침대에서 낙상하셔서
고관절 골절이라는 큰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구급차를 불러 일단 명지병원으로 후송하여 응급치료를 하고
그동안 큰 수술만 여섯번이나 하셨던 평촌 한림대성심병원으로 이송하여
평소 심장병.폐기능이 안좋으신 탓에
초고위험부담을 안고 고관절 수술을 감행하였습니다.
3시간여에 걸친 수술시간동안
수술실복도에서 오직 관세음보살 염송으로 엄니의 무사함을 빌었습니다.
대과없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나오시는 아직 마취상태인 엄니를 뵈면서
그저 "부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틀동안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으신후
어제 비로소 일반병실로 옮기셨습니다.
명절준비로 중환자실 면회를 마치고 바로 집으로 내려오는 발걸음이 차마 무거웠지만
오늘은 침상에 걸터앉으실 정도로 회복되셨다고하니
다함없는 부처님의 가피력에 가슴이 벅차옵니다.
우리 엄마 만큼은 언제나 강인한 불사조 같이 우리들 옆에서
백년을 같이 할 줄 알았는데
예외없이 서서히 그 어려운 주소로 떠나실 채비를 하고 계신것 같아
마음이 울컥 뜨거워짐을 느낍니다.
지난 주말 응급실에서
아이처럼 가늘어진 엄마의 팔을 지금껏
그처럼 뜨거운 가슴으로 주물러 드린적이 있었나?
그나마 자꾸만 "난 괘안타, 너 힘들다 이제 그만 쉬어라"하시며
손사래를 치시던 어쩔 수 없는 나의 엄마이셨죠.
생각해보니 난 너무도 이기적인 딸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친정엄마는 늘 나만을 보살펴주는 존재로만
인식되어져 왔지요.
우리가 효도하고자 할 때는
이미 부모님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것을알면서도
실천에 옮기기전에 그 기회마저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건 아닌지...
명절을 핑계로 올케에게 엄니를 맡겨두고 병원을 나서면서도
끝내 "엄마 사랑합니다"그 한마디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습니다.
엄마는 내 마음 다 아시겠지..하는 미련스러운 마음만을 남긴채....
엄니의 병세호전 소식을 들으며 진정 부모님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 되새겨봅니다.
추석차례를 모신후 곧 엄니께로 달려가 따뜻이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출처 : 청풍명월 청운회
글쓴이 : ds3ckb(한외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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