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편지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 39 (한가위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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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9. 15. 06:32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 39 (한가위 이브)
추석 전(前) 날은 | |
일요일 이었드랬습니다. | |
말 그대로 일하지 않고 쉬는 날 이지요 | |
하지만… | |
이곳 베트남 직장의 업무상태가 | |
쉴 입장이 아니어서 출근을 해야만 했습니다. | |
벌서 3주짼 가요? | |
일요일 일하면 좋은 것이 딱 한가지 있습니다. | |
한국이나 고객으로 부터 전화가 없다는 것이지요 | |
전화가 없다는 것은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일 할 수 있다는 것 | |
이곳 베트남에서는 전화 받는 것이 | |
사실 두렵다고들 합니다. | |
이런 저런 업무지시가 많아지고 | |
전화로 상황설명 하다 보면 | |
전화하다 볼 일 다 본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 |
저녁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 | |
마음도 울적하고 | |
같이 일하는 주재원들도 무언가 | |
쓸쓸해 하는 분위기에 | |
저녁에 외식을 제안했습니다. | |
일요일 임에도 출근하여 일한 | |
베트남 사무실 직원들도 | |
같이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 |
장소는 한국식당 | |
그 이름 | |
"한국 전문식당" | |
"미스타 리 레스토랑" | |
아마도 사장님 성이 이씨(氏) 인 모양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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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가 벌써 베트남 내엠새가 확 풍기죠? | |
안에 들어가면 더욱 가관입니다. | |
저는 처음에 들어가서 확 놀라 버렸습니다. | |
너무나 허접해서… | |
지금은 감사하게 먹고 있습니다. | |
물론 살아남기 위해 먹긴 하지만… | |
이곳에는 한국식당이 2곳 있는데 | |
이름하고 음식 모양 만 한국식당입니다. | |
베트남의 자가용 | |
오토바이 주차상황입니다. | |
우리 직원의 차량입니다. | |
베트남에서는 앞에 오토바이 주차상황이 곧 매출상황입니다. | |
식당입구가 곧 주자차장입니다. | |
오토바이 주차에 제한을 둔다? | |
망하는 지름 길입니다. | |
우리나라는 식당 문 앞에 주차하면? | |
정답 | |
큰~일 나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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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숙녀도 오셨습니다. | |
미스터 콰(Mr.Khoa) 회계담당 매니져와 딸입니다. | |
지금 영어를 배우고 있어 | |
기본적인 영어 단어를 잘 압니다. | |
고 녀석 애비 보다 났다~! | |
사실 콰 씨는 영어를 잘 못하거든요 | |
요사의 저의 등쌀(?)에 퇴근 후 영어학원을 다닌다고 합니다. | |
그래서 그런지 요사이는 영어로 업무를 설명하려 노력한 답니다. | |
베트남에서 사립대에서는 제일 명문대를 졸업한 수재랍니다. | |
현재 공산당원 이기도 하고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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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영업 매니져의 미스 항(Ms.Hang) | |
몇 번 만남에 친해진 회사가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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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럽게 웃기는~ | |
자기 좋아하는 줄 알고? | |
아니야 싫어서 그런 건 가봐 | |
시계아가씨 구매담당 미스 응아(Ms.Nga)와 | |
한국주재원 생산팀장 박형준 과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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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담당의 미스 린(Ms.Linh) | |
23세의 아가씨임을 강조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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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한 참석한 전체 | |
뒤통수가 많이 보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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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 | |
불고기 | |
닭도리탕 | |
다들 잘 먹습니다. | |
매워서 호호 하면서도… | |
젊은 직원은 다들 마찬가지 객지생활에 힘들게 살아내고 있습니다. | |
식당 앞에는 커다란 "호백당" 이라는 호수가 있습니다. | |
커다란 오리보트도 있습니다. | |
잘 나올지 모르지만 한 장 찍어 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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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면에 건너편 불빛이 어른 거립니다. | |
하늘엔 거의 꽉 찬 달도 휘둥그레 떠 있는데 | |
그저 고향생각 | |
마눌님 생각 | |
죄송스럽게도 그 이 후에 부모님 장모님 장인 생각 | |
이런 느낌 참으로 오랜 만에 느껴봅니다. | |
20 여 년 전에 마산의 고향바다를 볼 때의 그 느낌 | |
그 날도 추석 전 날 | |
하늘의 달은 휘영청 밝고 | |
뒤 산의 이름 모를 새는 울어 대는데 | |
합창하듯 귀뚜라미는 찌르르 울고 | |
온통 주변엔 울어 대는 것 만 있는데 | |
정작 나는 울지 못하고 | |
하늘 만 쳐다보는 | |
그 때 그 시절 | |
돈이 없어 집에 갈 수 었었던 대학 시절 | |
공부하려고 집에 안 간다고 이야길 하지만 | |
이미 마음은 고향 가족들에게 | |
가 있었던 그 때 그 시절. | |
지금 또한 | |
그 때 그 시절과 | |
별반 다를 바가 없는 | |
무언가 이루어야만 살아 날 수 있는 | |
불확실한 단순 미래를 앞두고 | |
무엇을 위해 | |
해야만 하는지 | |
오늘 추석 전 날 밤은 | |
조금은 울고 싶기도 하겠지만 | |
오십이란 나이 살에 | |
무엇을 위해 | |
울 것인가? 를 먼저 생각하는 | |
노린내 나는 고랑태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 |
이를 물고 살아 내야죠 | |
아직 두 아들 놈 모두 | |
대학도 못 마쳤는데. | |
누구나 | |
걱정하는 | |
아이들 대학공부… | |
언제나 대학이라도 마칠려나~ | |
즐겁고 | |
한가롭고 | |
풍성한 추석을 지내셨겠지요 | |
감사합니다. | |
2011년 9월 14일(수) | |
한성수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