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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월 / 도 종환

ds3ckb 2011. 7. 25. 16:18

    세 월 / 도 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 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