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편지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 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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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13. 18:40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 020
엄청나게
바쁜 시간이지만
밥 먹는 시간을 버려서라도
시간을 내야만 했습니다.
떠났습니다.
울면서...
분노에 찬 뜨거운 눈물이 아닌
진정
이별을 아파하는 눈물을 흘리며
오르지 못한 높은 언덕을 스스로 안타까워하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죄송하다는 말을
서너번이나 말하면서
깊은 포옹으로
정녕 마음의 포옹으로
나를 꼭 껴안아 주는
그녀는
방금
날이 저물어가는
늦은 오후에
듀링베트남 유한회사 정문을 떠났습니다.
한달여 근무하는 동안
밤늦게
자기의 몫을 다하기 위해
열심이던
총무인사 담당 매니져
잘하지 못하고
결과가 좋지 못한 상태에서도
어찌�던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던
충실했던 이곳 베트남 여직원.
제가 이곳 베트남에 부임하고
첫번째로
제가 면접을 보고
채용한 베트남 현지 여자 매니져
경력이 8년이고
외국회사에서 새로운 업무경험과
차원높은 괸리업무를 배우기 위해서 지원했노라고
당당히 이야기 하며 채용을 원했던 그 사람.
영어는 년말까지 열심히 공부해서
저와 자유롭게 이야기 하겠노라고
그녀가 선택했던 회사였고
그녀가 간절히 원했던 회사였던 만큼
저 또한
그녀의 적극성과 경력에 그만큼 기대가 컸었던 모양입니다.
법인장에게
늘상 혼나고
질책받으면서도
굿굿이
이겨내고 극복하려 했던 그녀도
결국은
호랑이의 낭떠러지기 시험을 극복하지 못하고
언덕을 기어올라서지 못하고
스스로
떠나갔습니다.
호랑이는
새끼를 낭떠러지기로 굴려 보내고 많이도 울었을 겁니다.
마음속으로...
그리곤 애타게 애타게
언덕을 기어올라
오기만을 기다렸을테지요
다들 그러지요
호랑이 같은 법인장이라고...
그러나
이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이 더 옳은가를
무엇이 진정한 힘인가를
무엇이 우리를 지탱하여 주는지를
무엇이 참된 법인장의 길인가를
몸서리치며
밤새 고민에 고민을 해야만 했습니다.
스스로
포기하고
스스로 떠나가야만 하는
총무담당 매니져인 그녀의 눈물은
그녀에게 평생 귀하고 값진 경험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이제 그녀는
이 아픔으로 그녀의 인생을
새로이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먼 훗날
나를 다시 기억할 땐
좀더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리라 믿습니다.
꼭 그러리라고...
지금까지 늘상 그러했듯이.....
잘못된 행동과 결과를 깨우치고
이미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 버린 아들이
행여 돌아오지 못할까봐
온 동네 나뭇가지 가지 마다
걸어두는
노란 손수건 어머님의 마음처럼
늘상 기다리겁니다.
돌아오던
돌아오지 않던 간에.
혹여나
용서한다는 표시의 노란손수건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갈까.
하늘높이
나무높이
한장 두장...
수없이 걸어두는 노란손수건의 어머님 마음처럼....
열심이었던
너무나 열심이었던
그러나 업무결과는 너무나도 엉망이었던
베트남 직원을 떠나보내는
듀링베트남 유한회사 정문에서
두 손모아
머리숙여
인사를 드리고
조용히 마지막 말을 전합니다.
잘~가
굿 바~이
그리고
그녀가 스스로 안아주는
또 한번의
마지막 포옹!
조용한 눈물과 함께...
점점 저도 베트남 사람이 되어 가는가 봅니다.
이곳 베트남을 조금씩 조금씩 더 사랑하게 됩니다.
굿모닝 베트남!
굿 애프터눈 베트남!!
굿이브닝 베트남!!!
굿나잇 베트남!!!!
매일 매일 굿 굿 굿 베트남!!!!!
울지 말고 일어나 꿋꿋하라던
친구의 편지처럼....
2011년 7월 13일(수)
한성수 드림
070-7585-6909
00700-84-904-297-168
이 편지는 저를 잊지않으시고 늘 함께하여 주시는 저에게 소중한 여러분에게 보내드리는 편지입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여러분들께 동시에 편지를 전하여 드림을 양해하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