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편지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5
ds3ckb
2011. 6. 28. 22:39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5
오늘은
이발을 하여야겠습니다.
이곳은 일상사 하나가 모두 그 날의 큰일입니다.
슬리퍼 하나 사는 일도
마�에서 샴푸하나 사는 일도 저에겐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아직 베트남의 생활이 뒤뚱거리다 주저안고 마는 어린아이 마냥 모든것이 미숙합니다.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는 한국생활 처럼 익숙해 지리라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살아내야 할 것입니다.
회사업무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해야 할 일들이 눈에 선하고
때론 현지 직원이 답답 할 때가 많지만
하나하나씩 STEP BY SETP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한층 나아진 업무처리와 신뢰가 �아 지리라 믿습니다.
이것 또한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오늘은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에 있는
한국대사관과 베트남영사관에 방문하여
노동허가와 법인장 변경에 따른 서류를 인증받았습니다.
베트남 영사관은 점심시간이 2시간30분인 관계로 아침부터 서둘러 시간 맞춰 들러야 했습니다.
딱딱한 분위기에 창문에 작은 구멍을 통하여 대화를하여야 하고
창문에는 대놓고 "조용히 할것"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고
담당자는 한참이나 자리를 비워도 사람들은
마냥 조용히 조용히 기다려야 하는 그런 낯설은 문화에도 이제 적응해야만 합니다.
한국대사관에 들렸을 때
베트남 영사관에서의 무언가 답답하고 무거운 분위기보다 한층 편한 모습에 마음이 놓입니다.
창문도 훤히 터 있고,
이상한(?) 문구도 없고.
물론 비자를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긴하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서로 공감 할 수 있는 대기번호표도 발급하고 있고
직원도 한결 친절한 말투에 역시
"대-한-민-국. 짝짜작 짝~짝짝"
베트남 영사관에서는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지만
먼저 서류 디미는 사람이 장땡인 그런 풍경이었거든요.
일단은 베트남 영사관은 베트남의 오래된 역사성이 있는 황토색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한국대사관은 이따만한 큰 호텔건물에 현대식 시설이 갖추어진 빌딩사무실이었습니다.
좌우지간 지금까지는 저만의 느낌이었고
이런 저런 모습과 느낌에도 시간이라는 아주 훌륭한 해결사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 믿습니다.
서류를 무사히 인증 및 발급받고
이제는 그 동안 필요했던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리기로 했습니다.
백화점 주위에는 서울시내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주차가 엄청 힘듭니다.
백화점 주차장은 만차로 가로질러 출입을 막고
길옆 불법주차해 놓은 차량을 견인 해 가기 위해 몇 사람이 왈왈대고 있고
골목 골목마다 오토바이는 엄청나가 휘감아 돌아가고
매연은 숨기기가 힘들정도로 휘발유 냄새가 나고
붉으래죽죽한 신호등 한번에 줄지어 서있는 오토바이가 몇백대.
신호가 바뀌면 일제히 물흐르듯이 휘감아 돌아가는 새떼같은 군락들.
길가 자전거 가판대에는 이름모를 열대과일을 바구니에 담아 시선을 맞추려 하고.
웬 공안(경찰관)은 그리도 많은지
나라에서 주어진 권력의 상징
낡은 곤봉을 하나씩 허리에 차고
손짓하나면 모든 차량이 오토바이가 다소곳이 머리를 조아리는 그런 모습입니다.
이곳은 황토색을 좋아하는 문화인지
건물도 공안(경팔관)의 복장도 황토색입니다.
제복디자인이 사실 우리네 70년대 디자인 그 자체.
그래도 주어진 막강한 권력 때문인지 모든사람과 모든 차량이 아주 다소곳이 공손합니다.
백화점 주위를 두바퀴나 돌다가
결국은 백화점 쇼핑을 포기하고
점점 심해지는 시장기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면서도
그래도 신기하게도 서로의 뜻을 알아차리는 운전기사와 함께
베트남 식당이던
일본식당이던
한국식당이던
무조건 먹을 걸 주시는 곳으로 가자는 나의 바뒤랭귀를
한번에 알아차리고 웃으며 핸들을 꺽는 운전기사가 순박합니다.
아!
가는 길에 보이는 햄버거 가게 "롯데리아"
어디서 많이 들어 봤던 이름 롯데리아!!!
너 왜 지금 나타난거니?
이름도 아름답다
"로~오 테리아~아~~~~"
눈빛과 베트남어 영어로 서로의 의견을 일치시키고
힘차게 힘차게 들어갑니다.
과감히 햄버거와 펩시를 시키고
1분 안에 목넘김을 끝냅니다.
우메~ 이런거 언제 머거봐떠라아
사실 한국에서 햄버거를 먹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10여년 전 독일 출장 때 먹어봤던가?
운전기사도 맛있게 잘 잡셔줍니다.
전 식사 할 때 공식적인 비지니스 자리가 아니면 가능한 운전기사도 같이 식사를 하려합니다.
저를 위해 많은 시간을 노력하고 헌신하여 주시는 우리기사분과 함께 식사한다고 격이 떨어진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베트남에 도착해서 일주일 만에 운전기사로 부터 나온 첫 영어 한마디
"미스따 한, 제~엔투울맨"
그냥 좋았습니다.
이제 작은 한발짝을
운전기사에게 다가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햄버거 하나에 양이 차지 않은 허기를 위해
다시 프론트 주문을 합니다.
한국식으로
닭고기 한마리 통째로
그리고 다시 펩시
그리고 또 아이스구림
먹다보니 반이 남았습니다.
포장하여 아이들에게 줍시다.
운전기사는 나이 약30살에 아이가 두명이랍니다.
돌아오는 길에 운전기사가 한말
핸드폰을 들더니
미스따 한 와이푸우!
미트따 한 워킹
낮 드링킹
낮 쏘주
ㅋㅋㅋ
울 마나님 알아 주세요
혼자 있어도 술 거의 안하는 거 이제 증명이 됩니다.
운전기사님은 나의 모든 이동장소의 추적기입니다.
울 마나님!
저의 운전기사와 절대로 의사소통 하질 마세요
운전기사님께서도 앞으로도 늘 항상
베트남어로만 말하길 기원합니다.
이러케
저러케
이야길 늘어 놓아도
이제
조금씩
조금씩
가끔은 이슬이 우려나려합니다.
그리운 분들께...
늘 행복하세요
베트남 수도 하노이 첫 경험기
2011년 6월 10일(금)
한성수 드림
070-7585-6909
00700-84-904-297-168
이 편지는 저를 잊지않으시고 늘 함께하여 주시는 여러분에게 보내드리는 편지입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여러분들께 동시에 편지를 전하여 드림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