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편지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16

ds3ckb 2011. 6. 28. 17:32

한성수의 베트남 편지16
새벽입니다.
2시.
잠들지 못하고
이른 새벽을 맞이하는 것은
또 다른 강박관념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무의식이 내재되어 있는 탓일 겁니다.
노트북이랑
각종 부수적인 부속물들을 챙겨
숙소에 가져 왔습니다.
일요일에도 무언가를 해 보겠다는 
심정의 반증입니다.
일단은 퇴근 초저녁에
우산과 작은 손가방을 사러 시내에 들렸습니다.
전에 말씀 드렸듯이
베트남 신출내기인 제가
무엇을 하나 살려면 이것 또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쇼핑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쫓는 하이애나와 같다고나 해야 할까!
꼭 사야만 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쇼핑을 하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곳 베트남의 상점에서도 대부분 중국산이 많습니다.
중국산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고
공급물량이 실로 어마 어마 하다는 것이
베트남에서도 증명이 됩니다.
다량생산에 따른 저가격은
베트남의 경제에도 많은 영향력을 주고 있습니다.
긴 우산을 사려고 3군데 들렸지만
모두 중국산이었고
품질이 약하다는 느낌!
결국 네 번째 만에 두 번째로 드렸던 상점에서 보아둔 우산을 샀습니다.
베트남 화폐로 130,000동 한국 돈으로 \7,800
간단한 환산방법은 베트남 돈에서 끝자리 두개 없애고 5나 6을 곱합니다.
그러면 13,000에서 6을 곱하면 \6,000+\1,800=\7,800 !
제 머리가 좋은가요?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암산으로 계산이 척 하고 나올 겁니다.
에누리 만 동을 해 달라고 했더니
젊은 주인 아낙이 제가 입은 남방을 만지면서 좋아 보인다고 얼마 줬냐고!
우리 마눌님이 산 것인데 약18만원으로 알고 있다고…
(제속으로 "좀 비싸게 불렀나?")
(실제로는 세일 할 때 사서 좀 저렴하지만 제 기억으론 표 딱지가 그 정도로 기억남)
자! 계산 1달러(US$) = 200,000베트남동(VND) = 약 1,000원
\180,000=약 180달러=180달러x20,000동=2,000,000동+1,600,000동=3,600,000동
계산이 팍팍 진행됩니다.
외국에 살다 보면 쇼핑할 때 계산기를 들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여러분도 익숙해져 보세요
해외에 나가시면 제 말이 아주 긴요하게 쓰일 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상술 이었습니다.
당신 남방의 천이 우산에 쓰인 천의 재질과 유사하다.
당신 남방이 이렇게 비싼데(3백6십만동)
우산값 13만동에서 만 동을 깎으려 하느냐?
한 푼도 깎아 줄 수 없다.
허 허~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맞는 말입니다.
할 수 없이 13만동(\7,800)을 다 주고 살 수 밖에…
제 속 마음으론 10,000동을 깎으면 100x6=\600 깎는 셈이나
그냥 주자 줘~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대신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우산을 산 것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우리 마나님께서 시장에 가서 몇 백원 싼 물건을 찿아 슈퍼를 뒤지는
모습을 기억하니 미안하긴 하지만
이곳 베트남 시장 상인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지구촌 한 가족
600원 안 깎고
아니 못 깎고
물건값을 다 주고 나와도
왜 이리 마음이 흐믓할까요?
상점 입구에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젊은 주인아낙의 아들이
내 아들 어렸을 때를
기억나게 하는 것은
역시 지구촌 한 가족!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라는 실감이 절로 나네요.
우산을 파는 상점에서 대부분 가방을 같이 취급하는데
제작 원하는 작은 손가방은 가격흥정은 둘째치고
찿 질 못했습니다.
할 수 없이 우산만 사고
숙소로 돌아 오는 길에
가방상회가 있습니다.
주인이 추천해 주는 가방을 살펴 보니
고리가 벌겋게 녹슬어 있습니다.
주인은 대수냐는 식으로 녹슬었으면 떼어내고 쓰라고 합니다.
속으로 혀를 차면서 이것이 바로 베트남 냄새인가!
이리저리 둘러보다
주인 아주머니가 다른 것을 추천하는데 쓸만합니다.
얼마냐고 또 다시 가격흥정에 들어 갔는데
베트남 말로만 이야기 하는데
영~ 통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저는 영어로 한마디 했는데 
옆에 있던 따님인 듯 느껴지는 젊은 아가씨가
영어로 한 마디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귀가 확 뚫리는 느낌!
영어 할 줄 아냐고?
고럼 고럼
이 집 딸이고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회계감사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주말에 집에 다니러 왔노라고…
나는 하이즈엉 공단 회사에 근무하는데
영어로 말 할 수 있는 베트남 사람을 만나게 되어 반갑다고
영어 가능한 직원을 뽑으려고 하는데 어렵다고
가격 흥정은 뒤로 하고
한참이나 서로 사는 이야기를 늘어 놓았습니다.
가방 가격은 이십만 동
또 다시 계산, 끝자리 두개 빼고
2,000x6=\12,000
깎아 줄 수 있느냐는 제 말에
"이 제품은 베트남 지역에서 고급품입니다"
"에이 뭐~ 중국산이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요…"
"한국산이나 일제는 품질이 좀 더 좋은 반면
 당신은 높은 가격을 지불 해 야 할 것 입니다."
"나는 품질이 좋다면 당연히 높은 가격이고 나는 살 것입니다."
우쩌구 저쩌구
베트남 딸과 열심히 가격과 품질을 논하다가
제가 용감히 제의를 했습니다.
"착한 딸인 것 같아 내 마음이 기쁩니다.
 가격을 떠나서 무조건 구입하는 것으로 결정 했습니다.
 가격은 당신이 제시하는 대로 지불하겠습니다. 얼만교?"
여억쉬이
딸은 영어도 잘 하지만 부모님의 상점의 이익을 위해 피나는 노력.
"만 동(\600) 깎아 주겠습니다."
돈을 지불하고 어렵게 어렵게 깎아 내린 만 동(\600)의 잔돈을 받아 들고
주인 아주머니께 알아들으시지는 못하지만
"행복하시겠습니다. 아주 착하고 귀여운 따님을 두셨습니다.
 이 돈은 따님에게 다시 되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결국은 최초 부른 가격을 다 주고 산 셈.
역시
또다시
드릴 말씀
지구촌 한 가족!
만 동(\600) 때문이 아니라
본인이 알아 듣지 못하는 꼬부랑 말을 열심히 잘 하는 딸이
대견스러워 하실 주인 아주머니의 마음 만으로도
나는 오늘 가방을 산 것이 아니라
귀한 행복의 마음을 산 것으로
감사 드립니다.
경제는 하나다.
한푼 두푼
아끼며 살아가시는
대한민국 주부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부자 되세요
부디.
Bitmap
2011년 6월 26일(일)
한성수 드림
070-7585-6909
00700-84-904-297-168
sshan1234@gmai.com
               
이 편지는 저를 잊지 않으시고 늘 함께하여 주시는 저에게 소중한 여러분에게 보내드리는 편지입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여러분들께 동시에 편지를 전하여 드림을 양해하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