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정 할 것 없으면 대통령이나 할까?
나도 정 할 것 없으면 대통령이나 할까?--<조동욱 충북도립대학교수·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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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네티즌들이 뽑은 대통령과 남편의 공통점을 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웃어 본 적이 없다. 너무 너무 재미있다. 아니 이런 말을 만들어 내는 우리 국민들의 해학과 위트에 감탄사만 나올 뿐 이다. 총 20개항에 걸쳐 대통령과 남편의 공통점을 거론했는데 그 중 최고 백미가 ‘내가 선택했지만 참 싫다’라는 것 같다. 어쩜 우리 심정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 주는지 모르겠다. 또 하나 배를 잡은 것은 ‘아직도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안다’라는 항목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국민의 신뢰가 여전히 높다고 평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첨부 설명까지 붙어있다. 아무튼 구구절절이 웃기면서 한 편으론 지지리도 대통령과 남편 복 없는 우리네 신세를 새삼 돌아보며 한숨 쉬게 만드는 내용인데 전체 20개항 중 앞에 소개한 두 개를 제외한 나머지 18개항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가 ‘헤어지려면 절차가 복잡하다’이고, 둘째가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줄 안다’이다. 그리고 3번째가 ‘내말은 죽어라고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하다 패가망신 한다’이고 4번째가 ‘눈치가 없다’이다. 5번째는 ‘눈치가 없는데, 거기다 뻔뻔하기까지 하다’이고 6번째가 ‘지가 왕 인줄 안다’이다. 또한 7번째가 ‘시댁 식구만 챙긴다’이고 8번째가 ‘밖에서는 늘 굽신굽신 거리다가, 집에만 들어오면 지가 왕이다’이다. 이 중 인터넷에 상세 해설이 달려 있는 것이 ‘시댁식구만 챙긴다’인데 이는 자기 사람만 챙기는 현 정부의 특징을 신랄하게 지적한 것 같고, ‘밖에서는 늘 굽신굽신 거리다가 집에만 들어오면 지가 왕이다’는 미국 소고기 협상 등에서 굴욕 외교를 보여준 모습을 빗댄 것 같다. 물론 소통을 전혀 안 하고자 하는 모습을 비유하여 ‘내말은 죽어라고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한다’로 거론해 놓은 것 같다. 그 다음 아홉 번째가 ‘레임덕이 찾아온 줄 자기만 모른다’인데 특히 가정에서 남편들의 경우 ‘아기가 태어났을 때’란 풀이가 달려 있어서 한 참을 웃었다. 하기사 이 경우는 역으로 여성도 해당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남편도 집사람보단 아이를 더 챙겨서 레임덕이 발생한다. 아이에게 쓰는 것은 안 아까워도 집사람에게 쓰는 것은 아깝다. 그리고 10번째가 ‘뒷북을 잘 친다’이고, 11번째가 ‘안에서 싸우다가도 밖에 나가면 행복한 척 한다’이다. 또한 12번째가 ‘은퇴(퇴임)후가 두렵다’ 즉, 말년이 초라하다인데 하기사 남자의 경우 아내 구두에 끝까지 들러붙는 젖은 낙엽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니 이를 더 말해 무엇 하랴. 13번째가 ‘용돈(표) 얻으려고 지킬 의지 없는 약속(공약)을 남발한다’이고, 14번째가 ‘비상금(정치자금) 걸려서 망신당한다’이다. 그리고 15번째가 ‘(남편)“내가 왕년에”, (대통령)“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잘한다’인데 친절하게 여기에는 ‘지질히도 못났다’는 설명까지 붙어있다. 16번째가 ‘권위가 무시당하거나 코너에 몰릴 때는 엄포를 놓거나 완력을 사용한다’이고, 17번째가 ‘잘못되면 마누라 탓하고 잘되면 자기 능력이라고 주장한다’이며 마지막으로 18번째가 ‘군대이야기만 시작되면 부인들은 짜증난다’이다. 이상의 내용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지금까지 열거한 20가지 항목 중 단 하나도 빠지지 않는 나를 보며 나도 정 할 것 없으면 대통령이나 할까 싶다. 에구, 하나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