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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람/윤원규

ds3ckb 2009. 11. 17. 09:05



겨울 바람/윤원규



찬 바람이 붑니다.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는데
오늘 부는 바람은 겨울 바람입니다.
가을에 부는 겨울 바람,
오늘 부는 바람은
가을 바람은 아닙니다.
겨울이 오려면 아직
좀더 시간이 흘러야 하는데
너무도 성급히
겨울바람이 온것 같습니다.
누가 이 바람을
가을 바람이라 말하겠습니까
힘겹고 어려운 만큼, 우리는
그 시간을 기억할 것입니다.
지금 어둠의 시간을 지나고있다면
머지않아 다가올 따스한 시간을
미리 기억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세월의 강을 묵묵히 건너는
저 한그루의 나무를 보고
지혜를 배우라고 말한
어느 작가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이 밤 당신이 절실히 생각납니다.
이 시간이 아니었으면
당신을 아마도 기억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난 이시간이 있어 당신을 기억합니다.
아픔의 시간이었어도 난
그 시간이있음으로 인하여
당신을 기억할수있었으니
그 시간이 내게 구원의
시간이 된 셈입니다.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나이를 먹어가듯
그렇게 하루해가 저물고
나의 삶이 저물어 갑니다.
생의 겨울이 오기전에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 생과 이별하는 그 날이 오기 전에,
당신과 해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그 따스한 손을 잡고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직녀에게 -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