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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그에게 중독되다中/김주리

ds3ckb 2010. 4. 8. 14:18

책소개

<유정현의 두시탈출> 등에서 라디오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가 <윤상의 음악살롱> 프로그램에서 방송되었던 글들을 모아 펴낸 책. 호흡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라는 <셀위댄스>를 비롯해 청취자들에게 재미와 따뜻함을 주는 글들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출판사서평

MBC FM "윤상의 음악살롱"을 통해 매일 아침 만나던 따뜻한 커피향 같은 목소리를 이제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소행성 B612. 어린왕자가 사랑하는 장미꽃이 살고 있는 작은 별. 노래의 사다리를 타고 그 별을 꿈꾸는 남자, 윤상이 들려주는 별 이야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별자리를 올려다보며, 그가 들려주는 별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 "아포리즘" 같은 문장 안에서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언젠가,

미국의 한 시트콤을 보는데 이런 장면이 있던게 기억이 난다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두고 갈등을 하고 있었다
한 여자는 원래 자기가 사귀던 여자친구였고
또 한여자는 새롭게 만난 여자

 

이 남자는 두 여자중에 어떤 여자가 더 나을까 고민하다가
이런 방법을 쓰기로 했다

두 여자의 단점을 하나씩 써내려가기로
예를 들어 메리와 수잔이라면 한쪽엔 메리의 단점을 적고
또 한쪽엔 수잔의 단점을 써서 더 나은 쪽을 고르겠다는

 

남자는 먼저 원래 여자친구였던 메리의 단점을 적기 시작했다
워낙 오래 사귀어왔고 아는게 많았기 때문에
메리의 단점은 수십가지가 넘게 적혔다
 

"메리는 머리가 나뻐, 메리는 변덕이 심해, 메리는.. 메리는.. "
신나게 적어내려갔다

 

그리고 이번엔 새로 알게 된 수잔의 단점을 적기 시작했다
그런데, 남자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적고 말았다

 

 

" 수잔은..... 메리가 아니다 "

 

 

아무리 단점이 많아도 그 사람은
그 사람이기때문에 인정하고 좋아하는것
그게 바로 사랑 아니겠는가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사는게 점점
무덤덤 해진다는 걸 느낍니다.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를 수록,
피곤이 눈가에 어두운 그늘을 만들어 갈수록
우리 삶은 바스라질 것처럼
점점 더 건조해져 가는 걸 느낍니다.

아주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나질 않고,
신나는 노래를 들어도 따라 부르고 싶지 않고,
맛있는 걸 봐도 땡기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왠지 심심하고,
재밌는 애길 들어도 무슨 애기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고, 기분이 나빠도 
그 이유를 설명하기 귀찮아지고
요즘 혹시,,이렇지 않으십니까?

소설가가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라고 하죠.
어쩌면 우리가 사랑하고,살아가는 이유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누군가에 의해 내 마음을 움직일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엇!
당신 삶의 감동은 무엇입니까? 

 

First Story… 그 남자에게는 봄도 외로움이다

그를 처음 본 건 여의도 한 까페에서였다.

생각했던 대로 그는 무척 낯을 가렸다.

할말만 하고 바쁜 듯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서둘러 가는 이유가 결코 바빠서가 아니란 걸 눈치채고 있었다.

어디서 시작된 건지 잘은 모르지만, 그는 외로워 보였다.

그에겐 신비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남자다.


Second Story… 그는 여름을 싫어하는 것 같다

한번쯤 그가 말로도 했을지 모르지만, 그냥 내 느낌이다.

그는 좁은 어깨와 가느다란 팔과 긴 허리를 모두 드러내야 하는

여름을 무척 싫어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그럴 것 같다는 것이다.

세상에 대해 상당히 시니컬한 것 같지만,

분명 가슴 깊은 곳에는 상처가 숨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날이 흐리면 어김없이 통증이 찾아오는 허리에 파스를 붙여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