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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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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7. 16:42
착한 거, 그거 바보 같은거 아니야..
가엾게 여기는 마음, 그거 무른 거 아니야..
남 때문에 우는 거, 자기가 잘못한 거 생각하면서 가슴 아픈 거,
그게 설사 감상이든 뭐든 그거 예쁘고 좋은 거야..
열심히 마음 주다가 상처 받는 거, 그거 창피한 거 아니야...
정말로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상처도 많이 받지만 극복도 잘하는 법이야..
위선을 행한다는 것은 적어도 선한게 뭔지 감은 잡고 있는거야.
죽는 날까지 자기 자신 이외에 아무에게도
자기가 위선자라는 걸 들키지 않으면 그건 성공한 인생이라고도 생각해.
고모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 위악을 떠는 사람들이야.
그들은 남에게 악한 짓을 하면서 실은 자기네들이
실은 어느 정도는 선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위악을 떠는 그 순간에도 남들이
실은 자기들의 속마음이 착하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래.
그 사람들은 실은 위선자들보다 더 교만하고 더 가엾어..
가슴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울컥, 하고 올라왔다.
나는 아직도 그 울컥, 의 내용을 다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없다.
그냥 내가 행복이라고 믿었던 행복이 정말 행복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분노와 회한이 버무려지면서
끔찍한 기분이었다. 창밖을 보니까
강물이 검은 머리를 길게 길게
풀어내리고 있는 거 같았다.
모든 것이 결국은 기적이 아닐까.
-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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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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