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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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으며...
이제 무자년도 거의 끝자락에 다달은것 같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니 한해를 정리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마음이 바빠집니다 .
주위 친구들이 하나둘 아픈소식을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갑자기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던지
그동안 이런핑계 저런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었던 건강검진을
오늘 드디어 실행에 옮겼습니다.
어제 소박한 저녁식사를 일찍 마치고 밤새도록 굶은 뒤(?)에도
검사당일 아침엔 물한잔도 허락치않는 주의사항땜시
매일 아침 눈뜨면 반드시 즐기던 핸드드롭 커피마저 외면해야 하고
평소엔 거의 아침을 걸르던 내 식생활의 패턴도 아랑곳없이
오늘 아침엔 호시탐탐 먹거리에 군침을 흘리고 있으니...
처해진 환경에 따라 마음까지 변하니
사람은 참으로 간사한 동물임엔 틀림 없는것 같습니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많이 인간의 모습까지도 바뀌어지는지요.
근엄한 법복속의 용모준수한 젊은 검사나리 께서도
어느날 예비군 훈련장에서 개구리 예비군복을 입고 무리속에 섞여있을땐
한낮 짖궂은 군바리아저씨로 전락하여
대열에서 돌멩이로 앞동료의 뒷통수맞추기 놀이에도
그리 망설임이 없게 만들어 주니까요.
그렇기에 소비자를 직접 대하는 마케팅담당 외무사원들에겐
한여름 폭염아래에서도
단정한 넥타이에 정장차림을 강요하는가 봅니다.
몇시간동안 환자복을 입고
이곳저곳 X-Ray찍히고, 헌혈하고,종이컵 받아들고 난감해하고
요상한 집게에 연결된 심전도검사에 온몸을 수색 당하다보니
어느새 내가 환자가 된듯이
기운이 없고 안색도 창백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단지 모닝커피 한잔의 위력을 잃어서였을까요?
어쩌면 환자복이 주는 무기력한 암시에
나의 감성이 지배당한것은 아니였는지...
우리가 매일 아침 무엇을 입을까 옷장앞에서 잠시 망설이는 그 순간
그날 하루의 우리들의 생활자세는 바뀔수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어제저녁부터 마음 다잡고 준비하여
마치 결전에 임하는 선수처럼 비장한 각오로
인내끝에 전 검사항목 모두 정상 이라는 판정을 선사받았습니다.
불과 몇시간동안 갇혀있던 병원문을 나서며
마치 장기수가 형기를 마치고 교도소문을 나서는듯한
자유를 만끽한 하루였습니다.
요즘 울님들의 건강은 어떠하십니까?
ds3ckb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