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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신달자

ds3ckb 2008. 7. 4. 18:45

인사동 상가에서 싼값에 사들였던

백자 등잔 하나

근 십년 넘게 내 집 귀퉁이에

허옇게 얹혀져 있었다.

어느 날 눈이 마주쳐 고요히 들여다보니

아직은 살이 뽀얗게 도톰한 몸이

꺼멓게 죽은 심지를 물고 있는것이

왠지 미안하고 안쓰러워

다시 보고 다시 보다가

기름 한 줄 흘리고 불을 켜보니

처음엔 당혹한 듯 눈을 가리다가

이내

발끝까지 저린 황홀한 불빛

아 불을 당기면

불이 켜지는

아직은 여자인 그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