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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오탁번

ds3ckb 2008. 6. 18. 21:01
맷돌 - 오탁번


열나흘 달이
달안개 아래 옷을 벗고
부끄러운 몸을 들어낼 때
그대의 암쇠에서 흐르는 사랑을
나는 꼿꼿한 수쇠 세우고
밤새 몽땅 마시고지고

맷손을 돌릴 때마다
빙빙 도는 그대 사랑따라
촉루가 되도록 살고지고
올콩 늦콩 다 넣고지고

우리들 사랑이
이고 가는 하늘은
고인돌마냥 캄캄할지라도
또록또록한 그대의 암쇠 아래
수쇠나 이냥 되고지고

-오탁번 시집 <손님>중에서